窓(창)을 南(남)으로 (196) - 안수길 作 / 이순재 畵

동아일보 1968.05.02 연재소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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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가 앞장을 서서 상호를 끌고 가는듯한 두사람의 동작이었다.

 

"어디로 부리나케 가는거요?"

상호는 '보아그랑'쯤에서 산뜻하게 화투진빚을 갚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약혼자 행세를 하기로 되어있다는 사실에서 상호는 어떤 영감을 느끼고 오늘은 해주를 즐겁게 해주면서 결말을 지으려고도 생각했다. 두둑히 포케트를 불려가지고 나온것이다.

 

그랬는데 해주가 음식점이라곤 별로없는 시민회관앞에서 내렸고 그 옆으로 아무말없이 앞장을 서서 걷는다.

 

"따라오세요."

 

(이건)

 

여느 때에도 해주의 영향하에서 움직이기 마련이었으나 오늘은 각오가 있는 상호다. 해주가 하는대로 맡겨두고 그 뒤를 슬금슬금 따르려니 발끝이 닿는 곳은 천체과학관 출입구였다.

 

"여길?"

 

"와본 일이 없으세요?"

 

"업는걸."

 

"이웃에 두고 와본 일 없대서야 말이 돼요?"

 

(하긴 그렇군, 직장이 이웃에 있으면서 기웃거려 보긴커녕 관심도 없었으니)

 

별로 대구할 말이 없어 야릇하게 웃고 있으려니 상호가 미처 손을 쓰기전에 해주가 표를 샀다.

 

"올라가요."

 

"자주 오는 모양이군요."

 

"가끔."

 

"별에 관심이 많은 줄은 미처 몰랐는데...."

 

"별도 그렇지마는...."

 

말끝을 흐리고 해주는 정말 익숙한 듯 층층대가 아닌 밋밋한 통로를 올라가고 있었다.

 

(별도 그렇지마는 하옇든 별을 보면서...)

 

상호는 갑자기 용기가 솟아나 해주옆에 다거서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놓았다. 팔층 옥상에 오르니 조망이 좋았다.

아직 투영시간이 되지 않은듯, 밖에서 보면 양파대가리같은 투영실 둘레에는 남녀중고등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벤치에 앉아 조망을 즐기고 있었다. 가곡이 스피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해주는 마침 비어있는 벤치에 앉았다. 상호도 옆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가곡은 '옛 동산에 올라'였다.

 

문득, 상애가 최종구있는 백룡사에 갔다는 말을 듣고 암자뒤 등성이를 거닐면서 허밍 해지던 노래...

 

대학생 몇이 벽에 붙여놓은 천체에 관한 해설자료도표를 노트에 옮겨 놓고있었다.

 

투영실안에도 사람들이 앉아 있긴 했으나 아베크는 있는것 같지 않았다.

 

(좋은 랑데부 장손걸...)

 

상호는 생각하면서 인왕산쪽을 바라 보았다.

 

"좋은데..."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해주의 기분을 살폈다.

 

해주, 아무 말도 없었다. 무얼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무얼 생각하는 것일까?)

 

"서울심장부에 이렇게 여유있게 조망할 곳이 있다니?"

 

"이제 깨달았어요?"

 

"나무람 받아도 할말 없는걸요."

 

"별을 보면더할걸..."

 

"그럴거요."

 

시작이어서 둘은 양파대가리속으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았다. 천체에 관한 영화 두어가지가 끝난뒤 한가운데 있는 개미를 확대해 놓은것같은 '플래니테어리엄'(성좌투영기)이 양파대가리안의 천장에 별세계를 비쳐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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